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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나두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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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가면 특별한 커피숍이 있습니다. 그 커피숍은 비싼 도쿄의 땅 때문에 실내가 넓지는 않습니다. 테이블도 여섯 개뿐입니다. 커피숍의 바깥에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늘 줄을 서고 있지요. 그곳에서 가장 화려하고 눈에 띄는 곳은 주방입니다. 한눈에 보아도 꽤 비쌀 것 같은 커피 잔과 잔 받침이 고객들의 시선을 순식간에 사로잡고 맙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메뉴판이 없습니다. 테이블 위는 물론이고 벽에도 메뉴라고 여겨지는 게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주문을 받으러 오지도 않습니다. 그 커피숍에서 일하는 이는 오직 주인장 한 사람뿐입니다. 주인장은 새롭게 들어온 사람을 흘낏 쳐바볼 뿐 무얼 드실 거냐고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어색하게 기다리다 보면 커피가 나옵니다. 주인장은 직접 들고 온 커피를 테이블 위에 놓고는 말없이 다시 주방으로 향합니다. 일행이 여러 명이면 각기 다른 잔에 담긴 다른 커피가 테이블 위에 놓입니다. 무슨 커피인지도 모르고 손님은 마십니다.

커피 잔은 묵직하면서 투박한 것도 있고, 양감을 살린 화려한 이태리풍도 있습니다. 각각의 잔에 들어간 커피는 색이 약간 다르고 향기도 사뭇 다릅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면 당연히 입구에서 계산을 치러야 하는데 돈을 받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입구에는 돈 통처럼 보이는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하도 궁금해서 옆 사람에게 물어보니 자신이 마신 커피의 대가를 스스로 계산해서 돈을 지불하면 된다고 합니다. 시중의 커피 값에 조금 더 보탠 값을 돈 통에 넣었지요.

그 커피숍의 방침은 이렇습니다. 주인장이 손님의 행동거지를 살펴보고 그 손님에게 알맞은 커피를 내놓습니다. 여러 명이 와도 각자 다른 커피가 나옵니다. 옆 사람의 커피 맛을 보려고 하면 주인장이 노여워합니다. "당신을 위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커피를 대접했는데 왜 남의 것에 손을 대냐!"고요.

주인장이 세계 각국에서 정성껏 골라 온 커피잔과 잔 받침은 손님들이 상상보다 훨씬 비싸다고 합니다. 우리 돈으로 무려 천만 원이 넘는 잔세트도 있습니다. 주인장은 손님을 맞이하기 전에 정성을 들여 커피 잔 세트를 닦고 또 닦습니다.

그 커페숍의 영업시간은 하루에 불과 여섯 시간밖에 되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커피를 대접하는 곳은 도쿄에서 그 커피숍 한 곳 뿐입니다.

 

일본도는 탄소량이 적은 철을 탄소량이 많은 철로 감싸는 독특한 주물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철을 자유자재로 다루려면 높은 열을 내는 연료가 필요합니다. 서양에서는 '코우커스'라는 훌륭한 재료가 있습니다. 코우커스는 석탄으로 만든 고체연료입니다. 가열하면 섭시 1,800도까지 올라가고, 타는 시간도 길어 철을 충분히 녹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옛날 일본에서 연료로 쓸 만한 것은 목탄뿐이었습니다. 목탄은 가열해도 불과 1,200도밖에 되지 않았고, 타는 시간도 짧았지요. 일본인은 이 열악한 재료로 오랜시간 궁리했습니다.

일본도를 제작하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저온에다가 짧은 연소 시간에서는 철이 물렁물렁한 상태이며 불순물이 많습니다. 그러면 표면 가스를 제거한 후 두드려서 얇게 폅니다. 여기에 목탄가루, 석영가루를 더해서 녹이면 탄소가 많아집니다. 이 상태를 '타마하가네'라고 하는데 딱딱하지만 검으로는 약합니다.

다시 목탄으로 반쯤 녹입니다. 그리고 담금질을 합니다. 마침내 강하면서도 유연한 칼이 완성됩니다. 다른 어느 칼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칼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일본도의 자자한 명성은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으며, 잘 벨 수 있어야 비로소 일본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하나 뿐인 우리는 완전한 인간이 아닙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완벽을 지향하지만 아직은 미숙한 인간입니다. 미숙하기 때문에,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세상에서 하나 뿐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톨스토이가 쓴 단편 중에서, 왕이 세상의 지혜를 구하려고 스스로 던진 세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왕이 깨달은 답은 이렇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
우리 모두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사람입니다. 밥 먹고 잠자는 것을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행복이나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대신해서 이루어줄 수 없지요. 아무리 다른 사람의 돈이나 미모, 명예,권력을 부러워해도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은 다르니까요.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돈이나 미모, 명예, 권력은 그들의 것입니다. 내 것이 아니지요. 평생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해봤자 내 것이 안 됩니다. 그럴 바에야 내 것을 찾으려고 애쓰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입니다.

 

글 오세웅

Posted by 나두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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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이 되는 길

Mailing Article / 2009. 10. 14. 08:10

 
글을 잘 쓰는 법에 대한 책에 이런 글이 있다.

"작가란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다.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오늘부터 당장 컬럼을 써라. 수필가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지금부터 수필을 써봐라. 일거에 유명한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다거나 단 한 편의 글로 불후의 명작을 남기겠다는 터무니없는 욕심만 버리면 된다. 매일 글을 쓰면서, 글쓰기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작가인 것이고, 유명 작가가 되고 말고는 그 다음의 일이다."

 

이발사 이남열 씨는 "30년이 지나니까 면도기랑 가위 날이 뭔지 겨우 알겠어."라고 하고, 종 만들기의 대가 원광식 씨는 "30년 전에 만들었던 종은 다 다시 만들어주고 싶어. 그때는 뭣도 모르고 만들었어. 이제 종 만들다가 죽는 일만 남았어."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달인'이란 '어느 한 분야에서의 완전함'을 애기하는 것이 아닌 듯하다. 온 마음을 다해 오래도록 그 일을 하고 있는 '고집'이나 '버티기' 같은 것이 아닐까?

참고도서: 스윙과 삶을 다스리는 마음골프(김헌, 위즈덤하우스

Posted by 나두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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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할 것 우리가 느껴야할 것 그리고 우리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새겨야 할 모든 것들을 이제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우리 마음으로 가지고 들어오신 것 같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푸르른 솔잎같이 느끼셨겠지만 여러분께서 노래를 하시는 동안 함께 날려주신 이 풍선들이 함께 보여주셨던 이 마음들이 지금 저 하늘에 계신 것이 아니라 바로 이곳에 우리 마음에 함께 계신 그분께 분명히 전달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 이외의 단어를 사전에서 찾지 못하는 제가 사회자로서 죄송합니다만은 오늘 여러분들의 모습이 이땅에 언어가 생기고, 이땅에 글이 생기고, 이땅에 말이 생기고난 이후에 그 어떤 단어도 표현하지 못한 그분을 향한 마음을 바로 여러분께서 표현해주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의 이 마음이 영원토록,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아서 겨울 찬바람, 비바람 부는 어떤 곳에서도 푸르른 상록수처럼. 이 땅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 왜 저렇게 돌아가셨느냐고 물었을 때 먼 훗날 언제라도 푸른 상록수처럼 대답할 수 있는 여러분들께서 바로 여러분 지금 모여있는 눈빛이, 여러분들의 손짓이, 그리고 여러분들의 이 풍선이 상록수와 같은 역사가 되어서 우리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그날이 오기를 반드시 바랍니다. 그렇게 해 주실거지요?

그 분의 의지만큼 여러분의 마음의 창으로 역사를 통해서 여러분들 눈을 통해서, 또 여러분의 아이의 눈을 통해서, 또 여러분들의 마음을 통해서 언제언제까지 지켜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운구 행렬이,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저희들 가슴속으로 다시 들어올 때까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몇 줄의 짧은 글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마음과 함께 해서, 그 글을 전하고자 합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고 했는데, 사실은 우리가 그분에게 너무 큰 신세를 졌구요.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들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고 했는데,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받은 사랑이 너무나 컸습니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앞으로 그분으로 인해서 느낄 행복이 너무 클 것 같습니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고 하셨는데 그 짐 기꺼이 우리가, 오늘 나눠 질 것을 다짐합니다.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오늘은 좀 슬퍼해야겠습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아니겠는가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우리 가슴속에 그분의 한조각, 퍼즐처럼 맞추어서 심장이 뛸때마다 그분 잊지 않겠습니다.

미안해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오늘 죄송합니다. 좀 미안해하겠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서.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늘 우리 스스로를 원망하겠습니다. 그분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운명이다 라고 하셨는데, 이 운명만큼은 받아들이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그분이 남기신 큰 짐들, 우리가 운명으로 안고 반드시 이루어 나가겠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라고 하셨는데, 오늘 우리 가슴속에 영원토록 잊혀지지 않을 큰 비석하나 잊지않고 세워두겠습니다.

화장해라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뜨거운 불이 아니라, 우리 가슴속에서 나오는 마음의 뜨거운 열정으로 그분을 우리 가슴속에 한줌의 재가 아니라, 영원토록 살아있는 열정으로 남기겠습니다.

여러분들 그렇게 해 주실거죠?

바보 대통령. 그러나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웠던, 앞으로도 영원히 마음속에 자랑스러울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님을 맞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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